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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한정식이 함양의 맛집 (1호)

한정식과 겨울무청 요리의 진수 맛보려면?
상림공원 인근 ‘지구촌한정식’

우인섭 기자 / 1551woo@hanmail.net입력 : 2015년 12월 14일
우인섭의 함양맛집 답사기 ①
한정식과 겨울무청 요리의 진수 맛보려면?
상림공원 인근 ‘지구촌한정식’
↑↑ 함양의 자랑인 '상림숲'의 끝동네 상림주차장 1호인 넓은 주차장이 맛집의 자랑이다...
123ⓒ 인터넷함양신문

조선말 고종의 주치의 이재우(李載祐•1884-1963) 내시는 죽기전에, 양증손자 이원섭(李元燮)에게 궁중약선요리 비법을 전수했다. 이원섭은 이재우의 증언을 토대로 『왕실왕명술 비전의 내시내훈』을 펴냈다.
↑↑ 천년의 숨결을 고이 간직한 고운 최치원 선생의 공원인 상림숲길이다...
123ⓒ 인터넷함양신문

이 책에 따르면 천하영약은 무청이라고 한다. 이원섭의 해설. “일본 왕 밥상에는 빠짐없이 무청이 오릅니다. 가을 무를 썰어 햇빛에 말린 무청은 영양덩어리 그자체올씨다. 무잎새에는 통무에 비길 수 없을 만큼 비타민과 칼로틴 색소가 담푹 담겨져 있지요. 정월 대보름날 무시래기 말린 것을 푹 삶아 보름나물해서 하루 세 번 잡숴 보세요. 여인네 피부가 보송보송해질 것입니다. 옛말에 무청 먹은 딸 덕에 부원군(府院君)된다는 말도 있지요.”
↑↑ 상림숲의 여름 풍경...
123ⓒ 인터넷함양신문

1월이 되면 남덕유산 자락 함양군 서상면 조산마을 조길성 농가에서 겨울철 별미음식 재료인 무청 말리기가 한창이다. 무청은 식이섬유와 미네날 칼슘 등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인기를 끌고 있다.
함양군 함양읍 상림공원 옆에 지구촌 한정식집이 있다. 채 날이 밝지 않은 새벽, 잿빛의 몽롱한 여명 속에 지구촌 한정식집 뜨락에 무청이 겨울바람을 맞고 있다.
↑↑ 상사화가 군락을 이루는 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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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작가들이 함양을 찾는 까닭은?
2012년 겨울, 정초 황석영 소설가(대하소설 『장길산』 저자)와, 김운경 드라마작가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지리산 정기를 담푹받은 무청 넣고 엄천강 물고기 푹 찜한 것 좀 먹고 싶은데, 무청 잘하는 음식점 있으면 좀 소개해주세요.”

음식에 관해 문외한인 나는 “글쎄요, 우리 함양 무청은 죄다 청정 지역에서 난 거라 전부 좋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김운경 작가는 “흐참, 함양무청 좋은 것은 저도 잘 압니다. 그 무청을 소재로 음식 잘 만드는 집 하나 소개해달라 이 말입니다 하하. 이번 겨울 함양 가서 무씨레기 놓고 그 뭐냐 병곡 전주 한잔 합시다. 대포 한잔 맛있게 마신후 술에 얼큰하게 취한 채 상림공원을 거닐고 싶습니다.”

전화를 끊고 나서, 잠시 상념. “도시사람들이 의외로 함양서 난 농산물을 사랑하는구나, 도시사람들이 어떤 인연으로 병곡양조장서 생산한 전주를 알며 함양무청을 꼭 먹고 싶다고 하는 걸까? 그런 생각을 하고 나니 명색이 함양 토종사람인 필자 얼굴이 화끈했다. 내 고향 음식과 관련된 비하인드 스토리를 취재해야겠구나, 그렇게 함으로써 많은 외지인들이 함양의 맛에 도취, 함양으로 내려와 맛의 풍류를 즐기게 해야겠구나 그런 다짐이 일었다.”

◆겨울 상림공원 풍경과
함양 상림공원의 겨울은 스산하다. 봄여름가을 드푸렀던 나무들은 죄다 잎을 떨구고 덕유산을 차고 내려온 북풍은 함양읍 상림공원에 부딪쳐 으르릉거리며 칼날처럼 매섭게 휘몰아친다. 상림공원에 흩어진 나뭇잎들은 서릿발에 끼쳐 은종이처럼 번뜩이는데, 도시사람들은 이 황량한 겨울풍경 조차 사랑한다고 한다.
지난해 겨울 박관식 소설가는 함양 상림공원을 거닐며 돌아가신 스승 최하림 시인을 생각했다고 한다.

“상림공원에 굴참나무가 서 있네요. 저는 그 굴참나무를 오랫동안 바라보면서 최하림 선생님을 회고했답니다. 선생님은 굴참나무를 몹시 사랑했죠. 상림공원 굴참나무를 보며 왜 선생님은 그토록 이 나무를 연모했을까 그 연유를 알아보려고 노력했습니다.”
박관식 소설가의 상림공원 답사소감을 전해 듣고 필자는 최하림 시인의 시 ‘굴참나무숲에서 아이들이 온다’’를 애써 구해 읽어보았다.


굴참나무는 공중으로 솟아오른다
해만 뜨면 솟아오르는 일을 한다
늘 새롭게 솟아오르므로 우리는
굴참나무가 새로운 줄 모른다 (중략)

그곳에서는 새들과 무리 지어

비행할 수가 있다 그들은 종다리처럼 혹은
꽁지 붉은 비둘기처럼 이 가지에서
저 가지로 포르릉 포르릉 날며
흘러내리는 햇빛을 굴참나무처럼 느낄 수 있다

↑↑ 상림숲길 옆 연꽃단지를 한가롭게 노니는 오리가족들...(사진제공:강성갑 함양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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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림공원에서 병곡 가는 길(함양읍 대실길 181(구/대로가든))에 지구촌한정식집이 새로 생겼다. 무청으로 만든 생선조림과 바다의 정력제 굴로 만든 굴밥이 별미라는 소문이 있어 어슬렁 지구촌한정식집을 찾았다. 지구촌한정식집 뒤편은 (봄이면) 복사꽃이 장관을 이룬다.
↑↑ 지구촌 한정식의 대표음식 상차림(1인:1만5천에서 3만원까지 예약이 가능하다)
123ⓒ 인터넷함양신문

한정식 한상을 주문했더니 상에 온갖 바다 육지 맛나는 음식들이 나왔다. 꽃게장, 조개젓, 오징어젓, 무청생선조림, 굴밥, 생김치, 석쇠로 구운 불고기, 창란젓, 명란젓, 아가미젓, 박나물 파래무침…
↑↑ 언제든 즉석에서 시음이 가능한 각종 담권술...더덕과 산양삼...인삼...오가피등등이 주객들의 입맛을 돗군다...
123ⓒ 인터넷함양신문

식탁 옆 한켠에는 술맛을 돋게 하는 산도라지술, 산더덕 술이 허허 마치 수청 들려는 무수리처럼 얌전히 도열해있다.
무청 생선조림을 맛보기로 하자. 무청과 생선이 극명한 질감의 대조를 이루며 나그네의 입맛을 돋게 한다. 무청씨레기무침에도 젓가락을 댔다.

주인이 말한다. “무청, 억세진 잎을 소금에 절이거나 간장에 담가 대여섯 달 족히 삭혀 약성을 빼고 부드럽게 한 다음, 고듯이 푹 삶아 다시 약성을 빼내고, 마지막으로 된장이나 간장 양념을 해 뭉근하게 조렸습니다.”

무청씨레기무침을 먹으며 이원섭 선생의 코멘트를 떠올렸다.

“무청,무말랭이는 인삼에 버금갑니다. 무청은 케일보다 뛰어난 녹즙원료이고, 무시래기. 무말랭이(태양건조)는 강력한 기(氣)식품이며, 무시래기는 약쑥과 함께 목욕물에 풀면 노폐물일 배출되죠.”

무청의 잎은 모든 야채 중에서 칼슘의 함유량이 가장 높고 비타민c는 오렌지와 토마토의 3배나 함유되어 있다. 무청 100g에는 2,6mg의 비타민A와 70mg의 비타민C가 들어 있다. 비타민b1과 b2도 뿌리보다 무청에 6~10배 더 많이 들어 있다.

겨울철 영양보충에 으뜸인 무청, 무청을 말린 시래기는 비타민과 무기질, 엽록소가 많아 면역력을 높이므로 감기와 호흡기질환에 좋은 겨울철 보양식 이다. 특히 체지방을 연소시키는 비타민c 함유량이 배추나 무보다 많다, 열량도 시래기 한 줌에 20kcal 정도로 낮아 칼로리 걱정 없이 배부르게 먹을수 있다.

무청에는 칼슘과 나트륨 등의 미네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있어 성장기 어린이의 골격 발달이나 골다공증 예방에 좋다. 또 변비치료 및 예방에도 탁월한데 그 이유는 섬유질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비타민A,C가 함유되어 있어 암 예방에 좋고 철분이 무보다 4배나 많아 빈혈 예방에 최고 좋은 식품이다. 시래기는 식이섬유도 풍부하여 위와 장에 머물며 포만감을 주어 비만을 예방하고 당의 흡수를 더디게 해 당뇨병 개선에도 좋으며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는 효능이 있어 동맥경화 억제에도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지구촌 한정식집의 점심 요리 하나씩 먹어보니
↑↑ 최근에 개발한 점심특선 꼬막과 매생이의 만남상차림...
123ⓒ 인터넷함양신문

지구촌 한정식집의 점심스페셜은 굴밥이다. 굴, 다시마, 꼬막, 바지락 등 신선한 해산물이 등어있다. 바다의 정력제(?) 하얀 굴 사이로 간간이 보이는 빨간 꼬막이 극명한 질감의 대조를 이룬다.

“나는 늘 쾌락을 숭배하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해왔다.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은 있을 수 없었다. 나는 늘 여성을 위해 태어났다고 생각했다. 그러했기에 내 능력이 닿는 한 모든 여성을 사랑했고, 또 수많은 여성의 사랑을 받았다. 식사의 기쁨 또한 열정을 다해 사랑했다"
123ⓒ 인터넷함양신문

온갖 쾌락의 세계를 탐식해온 18세기 희대의 인물 카사노바. 카사노바는 치즈에 관한 미식서적을 준비했을 만큼 미식가였고, 아름다운 여인들과 다채로운 식재료로 차려진 사랑의 식사를 즐겼다. 그런 그가 매일매일 굴을 50개씩 챙겨 먹었다고 한다.

보기만 해도 물컹거리는 듯한 욕망이 느껴지는 굴은 서양에서는 대표적인 '사랑의 음식'으로 꼽힌다. 굴을 먹는 행위는 공공연한 사랑의 유희처럼 인식된다. 생굴을 껍질에서 끌어내 후루룩 마시는 여인의 입술은 묘하게 클로즈업되어 음탕하게 묘사되기도 한다. 굴이 최음제로서 빠지지 않는 음식임은 의학적으로도 증명된다. 굴속에 들어 있는 요오드, 인, 아연 등 풍부한 미네랄이 성적 에너지를 활발하게 자극하기 때문이다

꼬막은 대하소설 『태백산맥』 때문에 유명해진 해산물이다. 『태백산맥』 주무대는 전남 벌교인데 이곳 특산물이 꼬막이다.
벌교의 질디 진 갯벌에서 자라는 꼬막은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그 갯벌이 곱고도 진득하기로 이름난 곳이 장양리 바닷가의 갯벌이다. 모래를 비롯한 잡물 없이 청정함을 유지하고 있는 장양리 갯벌은 그 뻘이 유난히 촘촘하여 꼬막이 몸을 묻고 살을 불리기 좋다.

지구촌 한정식집에서는 애써 벌교 꼬막을 구해 손님 밥상에 올린다. 그 정성이 깊다.
점심을 맛있게 먹고 주인장과 환담을 나눴다.
주인장 이름은 송성자. 경북 영주 경기 수원등지에서 한정식집을 하다가 몇 개월전 그냥 함양의 풍광이 좋아 내려왔다고 한다.
ⓒ 인터넷함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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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에 내려와) 함양 곳곳을 둘러보니 정말 별천지이더군요. 특히 상림공원의 나무 아래를 걷다가 나무 사이로 내려오는 햇살을 유심히 지켜봤는데 마치 우주의 파편처럼 찬란하다군요. 이곳에서 살아야 겠다. 그래서 이주했답니다. 내려와 가장 먼저 한 것이 신새벽 엄천강에 가 다슬기를 잡았어요. 물속에 손을 넣고 다슬기를 잡는 순간, 아, 바로 이것이 무릉도원이구나, 함양은 정말 복받는 고장입니다. 저도 이제 함양사람이 되었으니 함양을 위해 자그나마 일익할 수 있는 일을 해야죠. 정성을 다해 만든 약선요리로 함양을 빛내보고 싶습니다. 많은 지도편달과 사랑을 베풀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송성자 여사같은 분들의 함양사랑이 차곡차곡 모여 함양은 후일 약선요리의 본향으로 우뚝 설 것이다.
↑↑ 가을과 겨울의 갈림길 만추의 상림숲길......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가히 일품이다.
123ⓒ 인터넷함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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