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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상림~~~!!! 그 너른 품이여!


인터넷함양신문 / 1551woo@hanmail.net입력 : 2018년 08월 10일

상림~~~!!! 그 너른 품이여!


겨울을 이겨낸 버들 강아지 움트는 봄이 왔다.
나는 일곱살에 함양국민학교 1학년 입학생이 되어
봄 원족을 가려고 한다.

일이 아무리 바빠도 어머니들께서는 거의 1학년 첫 원족은 따라가 주신다.
학교 입학하면 또한 운동장에서 선생님 말씀 듣고 이름 부르면 대답하고
기본적인 학교 생활에 적응하는 며칠 동안도 어머니들은
코수건 앞가슴에 단 코흘리개들을 데리고
학교에 따라 다니신다.

학기가 시작되는3월 즈음에는
그럭 저럭 선생님 말씀 잘 듣고 나는 말썽을 부리지 않았다.
그러다가 상림 숲으로 첫 소풍 가는 날

나는 엄청나게 어머니를 힘들게 했다.
앞에 계시는 선생님 말씀은 뒷전이고 뒤돌아 보아 어머니가 안보이시면
계속 징징 거리며 우는 것이었다..

양귀비 염색약으로 곱게 염색을 하고 모처럼 막내딸 원족에
따라 오신 어머니의 검정 머리칼이 내 눈에 띄어야 나는 진정이 되었다.

사실 말이 일곱살이지, 음력 10월생이라 애먼 나이 한살을 더 먹은데다가
집에서 어머니 품을 벗어 나는걸 두려워 해서 늘 어머니 아니면
언니 뒷 꽁무니만 따라 다녀 사회성이 턱없이 부족했다.
요즘 아이들 처럼 영리하거나 눈치가 빠른 것도 아니었다.

울어서 빨간 눈으로 보물 찾기를 했는데 어머니께서
겨우 한장 찾아 주시어 공책은 한권 타서 집으로 돌아 왔다.
어머니께서 그렇다고 딱히 나를 혼내지는 않으셨으며
학교 생활도 하루 하루 이어졌다.

공부가 너무 힘들었다.
이름 석자도 모르고 들어간 학교 생활이라
적응하기가 내 딴에는 힘들었는지 쉬는 시간에 운동장에 나와서 우는 일도 있었다.

어느날 운동장에서 울고 있는데 3학년인 언니 눈에 띄었다.
왜 우냐고 해서 그냥 머리가 아프다고 말하면서
조금 창피한 생각이 들었다.
사실 울고 나면 머리가 아픈 법이기도 하지...

언니는 나를 선생님께 데리고 가더니
동생이 머리가 아파서 집으로 보내어야 한다고
말씀 드리곤 조퇴 허락을 받는 것이었다.
덕분에 집으로 오긴 했지만 씩씩한 언니가 부럽고 듬직스럽게 느껴졌다.

차츰 시간이 흘러 공부에 재미를 느끼면서 학교 생활이 수월해 졌다.
방에서 숙제를 하고 있노라면 어머니께서는 대견한 듯 바라 보곤 하셨는데
가을에는 혼자서 상림으로 소풍을 간것은 물론 울지도 않았고,
학교 생활도 제법 잘 따라 하게 되었다.

상림 숲에 봄이 옴팡지게 찾아 오면
정 많고 신 많은 아주머니 아저씨들이 모여 회치를 한다.
인파에 숲이 출렁거린다.

고단함도 하루 잊어 버리고 막걸리 한 사발씩 마신
아주머니의 노랫가락에 아저씨들의 어깨춤이 들썩 거리고
깽밴에 차린 임시 음식점에서 풍기는 미나리 상큼한 국 냄새가
기분좋게 코를 찌른다.

상림숲에 들어 서면 가슴에 들이치는 안정된 그 편안함...
어머니의 품 같이 안온한 느낌이 너무 좋았다.
숲의 사계절은 늘 마음이 산뜻하게 했다.

봄이면 나무와 풀의 싹 터는 냄새. 흙 냄새...!
여름숲이 뿜어 내는 싱싱한 수풀 내음.
가을의 낙엽.

겨울의 눈을 뒤짚어 쓴 한폭의 수채화 같았던
그곳은 향수 어린 상림을 기억하는 내 그리운 풍경이다.


상림 숲에는 아기 사슴처럼 겅중 거리며
뛰어 다닌 내 발자국도 담겨 있을 것이다.

상림의 전체를 품에 안은 듯한 각별한
애정이 아닐 수 없다.

이제 날씨가 풀리고 봄이 가득 들이 차면
숲으로 해치 하러 오는 분들의 발길이 분주해 질 걸 상상해 본다.
공연히 기분이 좋아진다.

사시사철 상림숲이 그곳에 있으니 이 또한 얼마나 기쁜일인가!!!
상림숲이 훼손 되지 않고 길이 유지 되면 좋겠다.
오늘도 상림을 그리워 하는 애향인이 되어 본다.

내 언제 상림을 가면 손으로 나무 하나, 풀 한잎 다정히 쓰다듬어 보리라!!

봄 향기가 물씬 나는 밤이다.

  <고향의 봄날을 그리워 하며···>
   서울에서 김영희(함양초 52회)
  























인터넷함양신문 / 1551woo@hanmail.net입력 : 2018년 08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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